장선훈 대전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전세사기가 정부의 방치와 과실에서 비롯되었다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장에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근거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부동산등기법 등 전세계약에 있어서 임차인도 보호해야 할 근거 법안이 임차인을 보호하지 못하였고 안전한 거래물건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할 행정시스템은 부재했다.

대전의 다가구 피해자들은 여러 차례 집회와 보도를 통해 전세사기는 정부의 과실임을 주장하였다. 임차인이 다가구주택을 전세 계약할 경우 선순위보증금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고 지난해 급히 개정한 내용을 토대로 "확정일자부여현황"을 확인하더라도 여전히 정확한 선순위보증금은 알 길이 없다.

어떤 건물이 안전한 건물인가라는 질문에 부동산 관계자들은 건물의 시세 대비 근저당, 선순위보증금의 합산 가액이 70% 이하인 건물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부풀려진 건물 가치와 알 수 없는 선순위보증금은 누구의 과실에서 비롯되었는가 우리는 그 대상을 명백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과연 온전히 임대인과 공인중개사의 잘못인가? 범행을 기획하고 실행한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는 당연히 엄벌에 처해야한다. 하지만 그들이 사기행각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과 행정시스템을 30년 간 개선하지 않았던 정부는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정부는 사기범죄 간의 형평성을 말하며 국가배상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단계와 보이스피싱 범죄는 특경법에 포함되어 가중처벌과 재산몰수가 가능하지만 왜 전세사기범죄는 포함되지 않는 것인지 재차 묻고 싶다. 또한, 다단계와 보이스피싱은 국가의 개입이 없으나 전세에는 국가의 정책이 투영되어 시장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위와 같이 정부의 책임을 묻는 피해자들에게 정부는 과연 과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솜방망이 처벌로 누구나 사기를 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대한민국.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부여하는 무책임한 대한민국.

4.10 총선 이후 새 국회가 열리게 되면 전 정권을 탓하며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 아닌 과실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는 국회가 되어 정부의 잘못된 법과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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